[현대불교] [한국사찰음식문화체험관 10돌] 사찰음식 대중화 중심으로 우뚝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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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 10돌 맞은 한국사찰음식문화체험관
2015년 12월 15일 공식 개관
전시·체험·교육 공간 활용
10년간 15만 2000여 명 찾아
직접 사찰음식 체험하고 맛봐
참여자 98% “만족해요” 호평
전문가 발심 ‘징검다리’ 역할
11월, 10주년 기념행사도 예정

올해 개관 10주년을 맞은 한국사찰음식문화체험관 전경.
“사찰음식은 한국불교의 수행정신과 역사와 문화 전통이 잘 간직된 음식입니다. 한국사찰음식체험관 개관은 물질적인 풍요 속에 정신적 빈곤을 겪고 있는 현대인에게 맑고 향기로운 메시지를 전달해 줄 것입니다.” (당시 총무원장 자승 스님 개원식 치사 中)
교육과 체험을 통한 사찰음식 대중화를 위해 개관한 서울 안국동 한국사찰음식문화체험관(이하 체험관)이 개관 10주년을 맞는다. 체험관은 지난 10년 동안 사찰음식의 정신과 철학, 가치, 요리법을 대중에게 알리는 중심 역할을 해왔다.

지난 2월에 열린 주한외교대사배우자회와 함께한 정월대보름 세시풍속 음식체험 프로그램의 참가자와 체험관 지도법사 하경 스님의 기념촬영.
사찰음식 대중화의 문을 열다
체험관은 지난 2015년 12월 15일 한국사찰음식의 전통문화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공식 개관했다. 370㎡(약 112평) 규모인 체험관에서는 전시, 체험, 교육 공간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이 상시 진행되고 있다.
전시 공간에는 사찰음식 정신이 고스란히 담긴 오관게송 현판부터 전통사찰 공양간과 조왕신앙, 김장 모습, 발우공양 시연을 담아낸 전시품들이 선보인다.
교육공간에서는 사찰음식 조리 강좌가 이뤄지며 차를 마시며 스님과 차담을 나눌 수 있는 체험공간도 마련돼 있다.
체험관은 불자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사찰음식 강좌를 비롯해 주한 외교대사와 외국인 등의 체험행사, 사찰음식 경연대회, 코로나19 대응 의료진 도시락 지원, 발우공양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10년 동안 진행해 왔다.
이를 통해 체험관을 방문한 인원은 15만 2751명(2024년 기준)으로 이 중 내국인은 12만 1390명, 외국인은 3만 1361명이었다.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한 인원은 6만 6780명이며, 이 중 내국인은 5만 7053명, 외국인은 9727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 여파로 조금 주춤했던 시기도 있지만 현재는 빠르게 회복됐다.

지난 4월 진행된 특강에서 선재 스님이 수강생을 지도하고 있다.
시대 따라 변화하는 프로그램
10년 동안 적문·선재·정관·대안 스님 등 40여 명의 강사 스님들이 사찰음식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지도하며 대중들에게 사찰음식의 진수를 전했다.
초기 교육프로그램들이 차명상, 사찰음식 고추장 만들기 등이 위주였다면 최근에는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사찰음식 조리법을 전하거나 집에서 손쉽게 요리할 수 있는 반찬비법 강좌 등으로 변화·확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선명상’과 결합한 ‘사찰음식 명상’ 일일강좌도 선보이고 있다.
방문객과 체험 참가자들도 변화했다. 사찰음식이 대중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초기에는 불자들의 참여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직장인, 주부와 학교, 단체, 외국인 관광객 등으로도 참여 계층이 확대됐다. 커플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활용되기도 한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민희 체험관 운영팀장은 “데일리 클래스 중 집에서 해먹기 어렵거나 관심이 있는 사찰음식을 선택해서 수업을 듣고 저녁식사나 다음날 아침으로 드시는 직장인 수강생들이 많다”면서 “주말에는 체험관에서 수업에 참여해 점심을 해결하고 안국동 인근 사찰과 고궁, 미술관 등에서 데이트를 즐기는 커플 수강생들도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최근에는 외국인 참가자 확대를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이 팀장은 “토요일 외국인 대상으로 한 클래스는 고정적 운영 중”이라며 “최근에는 에어비엔비에 해당 프로그램을 홍보 중인데 이를 보고 찾아오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아지고 있다. 관련 후기들도 호평 일색”이라고 밝혔다.
이 같이 시대에 따라 프로그램을 변화하며 발빠르게 대응하기에 참가자들의 체험관 만족도는 높다. 2024년에 조사된 체험관 만족도 조사에서 참여자들의 98.4%가 6.66점(7점 평균)의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체험관에 전시된 닥종이 인형들. 사찰 공양간을 재현했다.
체험관 참여 초심자가 전문가로
체험관은 사찰음식 대중화의 중심이자 전문가 양성의 마중물 역할을 하기도 한다. 체험관에서 사찰음식을 체험해 보고 발심해 사찰전문교육기관 ‘향적세계’에서 초급부터 고급과정까지 수료 후 ‘사찰음식 전문조리사’ 자격증까지 취득하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인 후지모토 미호(44·서울 종로구) 씨는 남편의 권유로 사찰음식을 체험관에서 접한 뒤 전문조리사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후지모토 씨는 “3년 전 남편이 결혼선물로 피부과 시술과 요리강습 1년권 중 하나를 제안했는데 가족에게 맛있는 한식을 만들어 주고 싶어서 요리강습을 선택했다”며 “매운 것을 못 먹는 저를 위해 남편은 사찰음식 강좌를 권했고, 처음 접한 뒤 매료돼 전문조리사 자격증까지 취득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사찰음식을 배우면서 유화·동희·경운·하경 스님 등 존경하는 스님과 좋은 인연들을 만나게 됐으며 음식 재료의 소중함과 건강한 맛을 알게 됐다”면서 “가족에게도 좋은 음식을 해줄 수 있어서 기쁘다”고 밝혔다.
독실한 불자인 황수경(52·서울 성동구) 씨는 “평소 요리에 관심이 많았는데 지인의 소개로 체험관 프로그램을 알게 됐고, 사찰음식의 매력에 푹 빠져 전문조리사 자격증까지 취득했다”면서 “체험관에서 수업을 들으면 마음이 편안해져 명상을 하는 느낌이었다. 당시 조금 힘든 상황이었는데 수업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 사찰음식을 배우며 만난 모든 인연에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최근 사찰음식을 통한 봉사활동에도 열심이라는 황 씨는 “문중에서 운영하는 사찰을 책임지고 있는데 사중 행사마다 스님과 대중에게 사찰음식을 공양하고 있다”면서 “지난 사찰음식 대축제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첫 인연을 맺은 체험관에서 수업 보조로도 활동하고 있다. 사찰음식은 제 일상의 새로운 활력이 됐다”고 강조했다.

체험관 전시공간에 걸린 ‘오관게’. ‘오관게’는 사찰음식 정신과 철학을 내포하고 있다.
사찰음식 정신·철학을 전하다
개관 10돌을 맞는 체험관은 단순히 사찰음식의 레시피와 조리법을 교육하는 공간을 넘어 사찰음식의 정신과 철학을 전하는 도량으로서의 면모도 굳혀나간다는 계획이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 사업국장 일학 스님은 “사찰음식은 단순한 채식이 아니라 생명존중 사상을 담은 ‘수행식’이다. 최근 채식, 비건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사찰음식의 정신과 철학을 널리 알릴 기회”라며 “지속적인 교육·체험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사찰음식이 현대인의 일상 속에서 지속가능한 식문화의 대안이자 스스로를 다스리는 수행임을 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체험관은 개관 10주년을 앞두고 대중과 함께하는 기념행사도 계획 중이다. 11월 1일 오전 10시, 오후 2시 사찰음식 명장 선재 스님의 겨울맞이 사찰 김치 특별강좌가 진행된다. 수업 인원은 24명(4인 1조)으로 체험관 홈페이지에서 수강신청할 수 있다.
더불어 11월 27일에는 종로구청, 조계종사회복지재단과 함께 종로구 관내 소외이웃을 대상으로 사찰음식 반찬을 전하는 자비나눔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Interview 한국불교문화사업단 사업국장 일학 스님]
“사찰음식, 수행이자 삶의 태도
인류무형유산 등재 추진하겠다”

Q 한국사찰음식문화체험관이 10년을 맞았다. 체험관 10돌의 의의와 성과는?
A 지난 10년 동안 한국사찰음식문화체험관은 한국 사찰음식을 널리 알리는 중심지 역할을 해왔습니다. 외국인·청소년·주한 외교대사 부인 등을 대상으로 한 체험 행사부터 △코로나19 대응 의료진 도시락 지원 △사찰음식 경연대회 △발우공양 체험 △김장 나눔 △어린이 미각교실 △다도 특강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이어왔습니다.
이러한 노력들은 단순한 음식 체험을 넘어, 한국 불교문화의 정신과 지혜를 현대인의 일상 속으로 확장해 온 의미 있는 여정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체험관은 사찰음식을 통해 마음의 평화와 생명 존중의 가치를 전하며, 지속가능한 식문화 확산에 앞장서 나가겠습니다.
Q 최근 건강과 기후위기 극복 등을 이유로 비건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체험관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
A 사찰음식은 단순히 고기를 먹지 않는 식문화가 아니라, 음식 하나하나에 생명 존중과 자연에 대한 공감이 담긴 ‘수행식’입니다. 채식과 비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지금은 이 수행식이 지닌 가치 즉 ‘먹는 행위 또한 마음을 닦고, 자연과 함께 호흡하는 삶의 방식’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시기입니다.
체험관은 기업, 학교, 지역 커뮤니티 등과 연계해 건강·환경·윤리적 소비 측면에서 사찰음식이 실천 가능한 식문화임을 소개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비건과 채식이 지향하는 바가 단순히 ‘안 먹는 것’이 아니라 ‘바르게 먹고 살아가는 삶의 태도’임을 전하며 사찰음식이 현대인의 일상 속에서 지속가능한 식생활의 대안이자, 마음을 다스리는 수행의 길로 자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 사찰음식 대중화에서 중요한 지점은 철학과 사상을 전하는 것이다. ‘삼소식 캠페인’을 전개한 바 있다. 활성화 방안은?
A 사찰음식은 조리법보다 ‘음식을 대하는 마음’에 그 핵심이 있습니다. ‘삼소식’은 ‘즐겁게 먹기[笑食]’ ‘적게 먹기[小食]’ ‘채소 먹기[蔬食]’를 뜻합니다. ‘삼소식 캠페인’은 이러한 식생활을 현대사회에 되살리자는 취지에서 출발했습니다.
앞으로는 이러한 철학이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 학교, 기업, 공공기관 등과 협력한 교육·체험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온라인 콘텐츠와 교재를 통해 국민들이 쉽게 공감하고 실천할 수 있는 방식으로 캠페인을 재구성할 예정입니다.
예를 들어 사찰음식 식문화 캠페인의 일환으로 군종교구와 연계해 국군장병을 위한 사찰음식 오찬 행사를 진행, 장병들의 건강한 병영 생활을 지원하고 음식의 소중함을 되새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사찰음식의 철학이 사회 각계의 일상 속으로 스며들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을 통해 꾸준히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이를 통해 사찰음식이 단순한 전통의 전수가 아닌, 지속가능한 생활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Q 10돌을 맞은 체험관의 향후 운영 방안은?
A 한국사찰음식문화체험관은 지난 10년간 ‘체험과 교육의 장’으로서 사찰음식의 가치와 철학을 널리 전해 왔습니다. 앞으로의 10년은 그 성과를 바탕으로 ‘소통과 확산의 장’으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사찰음식이 전통문화의 일부일 뿐만 아니라, 현대인의 삶을 치유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여는 지혜로 자리할 수 있도록 국내외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세대와 문화의 경계를 넘어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또한 문화사업단은 영국·프랑스 한국문화원, 르 꼬르동 블루 등 해외 기관과 협력해 사찰음식의 가치를 세계에 알려왔으며, 앞으로도 국제 교류와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해 국내외 방문객이 함께 배우고 소통할 수 있는 장으로 만들어 갈 예정입니다.
아울러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추진을 비롯해 사찰음식의 세계적 위상을 높이는 사업도 병행하며, 체험관이 한국 사찰음식의 철학과 생명 존중의 가치를 세계 속에 널리 전하는 중심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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