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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신문] 남아공 출신 교사가 한국 스님에게 길을 물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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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국불교문화사업단
댓글 0건 조회 1,026회 작성일 25-11-24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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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화 템플스테이 보성  대원사

 

주지 현장스님이 외국인 참여자들에게 명상 수행, 마음을 쉬는 법을 들려주는 모습.
주지 현장스님이 외국인 참여자들에게 명상 수행, 마음을 쉬는 법을 들려주는 모습.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온 플라워(flower, sns 닉네임)는 인천 경주 등에서 영어교사로 일한다. 한국에 온 지 12년. 남편도 한국인이다. 그녀는 템플스테이에 푹 빠졌다. 티베트 불교를 처음 접한 뒤 명상에 매료됐다. 명상 기법 중 하나인 싱잉볼 지도교사 자격증을 딸 정도다. 최근에는 한국 불교를 알아가는 중이다.

플라워를 만난 곳은 보성 대원사에서였다. 대원사는 외국인 템플스테이 참여객이 끊이지 않는다. 공양간에는 10월 한 달 거의 매일 적게는 1명, 많게는 6명의 외국인 수련자 방문 일정이 적혀있다. 지난 10월29일에도 프랑스에서 온 2명이 떠나고 플라워가 찾아왔다. 다음 날에는 네덜란드인 4명이 예약돼 있었다.

대원사 템플스테이에 외국인 수련자가 붐비는 것은 주지 현장스님의 글로벌한 마인드와 상좌 자인스님의 능숙한 영어 진행 덕분이다. 대원사는 티베트불교 박물관이 설립돼 있을 정도로 불교 국제화의 산실이다. 네팔 출신 상좌 자인스님은 티베트 불교를 배우고 한국의 송광사로 출가해 한국와 티베트 불교를 모두 익혔다. 대원사에서 은사 현장스님으로부터 6년간 한국불교 습의 문화를 배워 한국인스님과 아무런 차이가 없다. 전라도 억양이 섞인 자인스님의 유창한 한국말과 능숙한 영어실력은 국제 가람 대원사의 국제적 명성을 더 높이고 있다.

     주지 현장스님 덕분 유명세 떨쳐

템플스테이 지도교사의 친절하고 따뜻한 환대는 거리도 멀고 교통도 불편한데도 대원사를 찾는 이들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멀리 광주까지 나가 방문객을 데려오고 배웅하는가 하면 공양주 보살이 바쁠 때는 공양 준비까지 다 챙긴다. 한시도 쉬지 않고 준비하는 덕분에 대원사 템플스테이는 물흐르듯 흐른다.

외국인 참여자와 함께 한 현장스님
외국인 참여자와 함께 한 현장스님

 

대원사에 도착하면 짐을 풀고 오후5시 저녁 공양을 한다. 공양 후 6시 저녁 예불을 시작으로 대원사 템플스테이는 본격적으로 진행한다. 예불을 모시기 전 타종 체험 기회가 주어진다. 자인스님이 ‘금종루’에서 먼저 시범을 보이고 한 명씩 불러 체험 기회를 준다. 부드러우면서도 힘차게 몸에 힘을 빼고 치는 스님을 보고 따라하지만 처음에는 잘 되지 않는다. 첫 타종은 너무 약하고 다음은 너무 강한, 이른바 ‘영점 조정’이 되지 않는다. 6번을 헤아리고 다음 타종을 하라는 스님의 말씀에 또 다시 긴장한다. 자인스님은 웃으며 기다려준다.

타종을 마치면 저녁 예불시간이다. 저녁 예불은 오분향례와 반야심경 봉독으로 간단하게 진행한다. 저녁예불을 마치고 외국인 참가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스님과의 차담이 기다린다. 스님이 차를 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외국인들은 한국 불교에 대한 궁금점과 수행에 관해 주로 묻는다. 여러 나라 불교를 경험한 자인스님은 풍부한 지식과 한국에서 스승으로부터 배운 한국불교와 비교하며 풍성한 이야기를 펼친다. 원광대 명상요가학과를 졸업해 명상 상담이 특히 능숙하다. 템플스테이 수련자 상담과 지도는 주로 주지 현장스님이 맡고 있으며 자인스님은 은사 스님 부재시 나선다.

자인스님은 전남 일원에 사는 동남아 출신 노동자 대학생들에게 명상 요가를 지도하며 그들의 애환을 듣고 함께 아픔을 나누며 공감한다. 대원사를 다녀간 이들의 소개, 입소문과 SNS를 타고 더 많은 사람이 대원사를 찾는다. 스님은 “1년에 6700명이 온다. 전남에 사는 외국인들을 중심으로 오다가 이제는 미국 영국 네덜란드 프랑스 독일 등 서양사람들이 많이 찾아온다”고 말했다.

싱잉볼 명상 체험 중인 참가자
싱잉볼 명상 체험 중인 참가자

 

지도법사 스님 능숙한 영어 진행

동남아 출신 노동자 대학생들의 주된 고민은 한국인과의 만남에서 오는 갈등이다. 자인스님은 “노동자들은 사장님, 대학생은 교수와의 갈등이 고민인데, 한국말이 서툴러서 생기는 오해가 원인이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쌓여 몸의 병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 고민을 하면 대원사로 오라고 해서 명상과 상담으로 많이 풀어준다”고 말했다.

플라워가 대화에 참여했다. 플라워는 2019년에 너무 힘들어서 한국을 떠나려 했다고 한다. 지금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그녀는 스님이 되고 싶다고 했다. ‘템플스테이를 직업적으로 취재한다’는 기자의 말에 진지하게 자신의 일과 바꾸자 한다. 스님에게도 똑같은 제안을 한다. 절에서 사는 삶이 부러워서다. “조계종 스님이 되려면 이혼을 해야하지만 결혼을 허가하는 종단도 있으니까 가능할 것”이라는 자인스님의 말에 플라워는 진심으로 기뻐했다. 플라워는 “경주에서 영어교사를 하는 덕분에 불국사 골굴사 템플스테이에 가보았으며 육지장사도 갔었다”며 자랑했다.

타종에 담긴 의미와 타종 방법을 가르쳐 주는 자인스님
타종에 담긴 의미와 타종 방법을 가르쳐 주는 자인스님

 

대원사에서 헤어지고 난 다음 날 플라워가 문자를 보냈다.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에서의 삶은 너무 큰 스트레스와 우울증으로 힘들기 때문에 템플스테이는 정말 중요하다”며 그 이유로 그녀는 “한국에서 불교인의 생활은 느리면서 훌륭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템플스테이에 푹 빠진 플라워는 한 달간 템플스테이로 살아갈 것이라며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대원사는 플라워처럼, 그리고 이 땅에 함께 살아가는 수많은 외국인 노동자 대학생들에게 마음의 안식을 심어주고, 한국불교의 따뜻한 자비를 심어준다. 찾아가기 힘든 대원사를 1년 내내 찾는이가 끊이지 않는 이유다. 나무와 꽃과 물이 잘난체 하지 않고 함께 어울려 만들어내는 대원사 경내도 이 절에 푹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다.

■ 대원사 템플스테이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대원사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대원사

자연 속 산사에서 휴식을

전남 보성군 문덕면 죽산리에 위치한 대원사는 해발 609m 천봉산(天鳳山) 품에 안긴 백제 고찰이다. 백제 무녕왕 3년(서기 503년) 신라에 처음 불교를 전한 아도화상에 의해 창건되었다.

대원사는 당일형, 체험형, 휴식형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휴식형 템플스테이 - 차 한 잔의 행복

새소리를 들으며 잠시 숲길을 거닐거나, 물소리를 들으며 독서나 차 한 잔의 평화로운 행복을 누리는 시간이다. 아름다운 자연 속 산사에서 원하는 기간동안 머물며 휴식하실 수 있는, 자유 시간형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이다.

 체험형 템플스테이 - 나를 보게 하소서

산사에서 1박 2일 이상 머물며 다양한 체험을 한다. 몸과 마음의 조화를 찾아가는 건강한 삶을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다.

주소 : 전라남도 보성군 문덕면 죽산길 506-8

참가문의 : 061-853-1755

 예약: www,templest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