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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신문] 지리산 비경에 감탄…불자들 친절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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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국불교문화사업단
댓글 0건 조회 1,808회 작성일 25-10-31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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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은사 템플스테이

노고단 정상을 오르는 템플스테이 참가자와 등산객들.발아래 운무가 신비한 세상을 연출했다. 천은사 템플스테이에 참여한 선물이다.
노고단 정상을 오르는 템플스테이 참가자와 등산객들.발아래 운무가 신비한 세상을 연출했다. 천은사 템플스테이에 참여한 선물이다.

구례  천은사지리산의 넉넉한 품에 안겨 있는 구례 천은사는 휴식형 템플스테이로 유명하다. 직장에서 집에서 편히 쉴 수 없었을 참가자들에게 절에서는 편히 쉴 수 있게 하자는 것이 주지스님의 뜻이다. 스님의 뜻에 따라 참가자들은 사찰 예절, 합장, 스님에 대한 인사, 공양시간 준수 등 꼭 필요한 예절과 규칙 외에는 자율에 맡긴다. 이러한 천은사의 방침은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의 열렬한 호응을 이끈다.

천은사 템플스테이 참가자 후기의 대부분은 편히 쉬고 활력을 되찾은 데 대한 기쁨과 감사다. 칠순이 넘은 어느 참가자는 평생 처음 템플스테이에 참석해서 조용히 지내는 동안 지난 생을 돌아볼 기회를 얻었다며 감사를 표했다. 다른 참가자들도 이구동성으로 사찰 측 배려로 편하게 쉰 데 대해 감사 인사를 전하며 다시 오고 싶다는 바람을 전한다.

하지만 그냥 쉬는 것은 아니다. 천은사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은 고즈넉한 산사와 천은사를 둘러싼 아름다운 자연, 지리산의 웅장하면서도 포근한 산세에 안긴 며칠간의 경험은 인생 최고의 선물이며 자신을 스스로 돌아보고 마음을 편히 갖는 즐거움을 배운다고 한다.

천은사를 찾는 이들이 가장 먼저 맞는 것은 친절한 템플스테이 지도 선생님이다. 지난 10월21일 밤 늦게 도착했는데도 불을 꺼지 않고 기다리다 “밤길에 오느라 수고했다”는 위로를 건넸다. 물소리가 고즈넉한 산사를 조용히 울릴 뿐 사위가 조용했다. 극락보전 뒤편 개울 건너 자리한 템플스테이 구역은 방장선원이 있던 유서 깊은 곳이다. 그래서 이 곳에는 기도객들도 함께 머물며 수행한다. 상의 수련복을 챙겨 지정해준 방에 가니 침대가 놓여있다. 방 마다 욕실 화장실을 갖춘, 호텔을 능가하는 시설을 자랑했다.

참가자 배려 돋보이는 천은사

아침공양 시간도 기도객 템플스테이 이용자들을 위해 아침7시로 맞췄다. 새벽예불도 자율이지만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다. 찾아오는 사람들을 위한 사찰측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매주 수요일은 노고단 산행이다. 산행에 맞춰 동참한 일행이 있어 함께 하기로 했다. 아침 공양 시간 스님들은 젓가락 소리 하나 내지 않고 조용했다. 기도객과 템플스테이 동참자들 역시 스님들을 따라 조용히 움직였다. 공양을 마친 뒤 템플스테이 차량을 타고 노고단으로 갔다. 11시에 데리러 오겠다는 약속을 남기고 차량은 떠났다.

이은지 현지 자매가 노고단 정상에서 합장하며 정상을 오른 기쁨을 표했다.
이은지 현지 자매가 노고단 정상에서 합장하며 정상을 오른 기쁨을 표했다.

 

노고단산행을 함께 하기로 한 참여자는 서울에서 온 자매였다. 언니 이은지 씨는 30대 후반, 동생 이현지씨는 30대 중반으로 두 사람 다 미혼의 직장인이었다. 언니 이은지 씨가 템플스테이를 오고 싶어 동생을 꾀었다며 웃었다. 평일 연차를 써고 왔다는 자매는 천은사에 들어서는 순간 “안 왔으면 어쩔 뻔 했냐”며 기뻐했다고 한다.

노고단 정상에는 인적이 드물었고 찬바람이 불었다. 다행히 두 사람은 바람막이를 준비해 추위는 막았다. 두 사람 모두 걷기와 여행을 좋아해 많은 곳을 다녔지만 템플스테이는 처음이라고 했다. 처음인 만큼 긴장했지만 멋진 사찰 풍경, 호텔과 다름 없는 시설, 사찰음식, 친절한 스님과 종무원들, 진작 올 걸 후회할 정도로 대만족이라며 하루도 지나지 않아 템플스테이 애찬자가 되었다. 자매가 가장 감동받은 지점은 천은사 자체였다. 아름다운 사찰 풍경에 온통 마음을 빼앗겼다며 연신 감탄했다.

매주 수요일은 노고단 산행

성삼재에서 노고단 정상까지는 왕복 6km 가량. 11시까지 돌아오는데 무리는 없지만 넉넉하지도 않다. 자주 걸은 덕분에 두 사람은 발걸음이 빠르고 경쾌했다. 아침이라 사람은 거의 없었다. 노고단이 처음이라며 걱정하는 자매에게 기자는 길이 평탄해서 서울 주변 산 트레킹 보다 더 쉽다며 안심시켰다. 화엄사에서 올라오는 길목에서 첫 비경을 마주했다. 섬진강 위로 바다처럼 깊고 넓은 흰구름이 드리웠다. 웬만해서는 볼 수 없다는 지리산 운무를 첫 대면에 만났으니 자매의 얼굴은 보석을 캔 듯 벅찬 감동을 주체하지 못했다.

천은사 템플스테이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스님이 타종법을 가르쳐주고 있다.
천은사 템플스테이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스님이 타종법을 가르쳐주고 있다.

 

오르막을 오르느라 몸이 더워져 얇은 겉옷으로 갈아입었다. 대피소를 지나 노고단 정상으로 향했다. 사찰에서 미리 노고단 출입 예약을 해 핸드폰으로 찍고 들어갔다. 대피소에서 정상으로 가는 넓은 개활지의 지리산은 지나온 길보다 더 아름답고 찬란했다. 노고단 정상 바로 아래서 바라본 화엄사와 섬진강 방면은 우주에서 보는 지구처럼 경이로웠다. 몸을 던지면 푹신한 침대처럼 받쳐줄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저 아래 구름이 자꾸 날아오라고 손짓하는 듯 했다.

사찰에서 차량으로 성삼재 안내

1시간 30분 가량 남았다. 두 사람은 연신 노고단 산행과 천은사 템플스테이를 칭송하며 기자에게 다른 사찰 추천을 청한다. 아주 자주 다닐 것이라고 한다.

노고단을 오르며 요즘 젊은이들의 고민 일부도 들을 수 있었다. 낙천적 성격으로 보이는 두 사람은 특별한 걱정은 없지만 직업의 지속성 여부가 그래도 고민이라고 한다. 결혼은 비혼도 꼭 해야한다는 생각도 않는 중립이지만 인연 따라 갈 것이라고 한다. 직장 동료들도 좋아서 대인관계 문제 없고 예순대의 부모님도 아직 젊고 건강해 지금 이 순간 행복을 만끽한다고 한다. 두 사람은 사찰 템플스테이, 여행을 즐기고 우애 좋은 자매와 부모 사이에 정겨운 대화도 나누는 등 지금 이 순간에 충실했다. 자매의 삶과 태도가 바로 불교가 권하는 최상의 가치관이다. 불교는 ‘오지 않는 미래 걱정 않으며 지나간 과거 아쉬워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라’고 가르친다 MZ 세대의 이은지 이현지 자매는 템플스테이를 찾으며 현재에 충실하는 건강하고 지혜로운 젊은이였다.

천은사로 돌아온 자매는 점심을 구례 시내 맛집에서 즐길 계획이라며 버스 시간에 맞춰 떠났다.

 

천은사 템플스테이

템플스테이관 구역.
템플스테이관 구역.

조계종 제19교구 화엄사 말사로 화엄사 쌍계사와 더불어 지리산 3대 사찰로 유명한 천년고찰이다. 깊은 산속이면서도 풍부한 수량을 자랑하는 계곡과 호수가 함께하는 절경을 자랑한다.

 참여 문의

주소 : 전라남도 구례군 광의면 

         노고단로 209

참가문의 : 061-781-4800 

 예약: www,templestay.com

[불교신문 3894호/2025년11월4일자]